
해바라기 식당과 오태식
영화는 주인공 오태식(김래원)이 기차에서 체크무늬 남방을 입고 호두과자를 먹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오태식은 호두과자를 입어 밀어넣고 작은 수첩을 꺼내 "호두과자 먹기" 라고 적힌 글에 볼펜을 긋는다. 오태식은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이름을 날렸던 조폭이다. 조폭과 시비가 붙어 싸움을 하던 중 우발적으로 누군가를 살해하게 되고 감옥에 가게된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오태식에게 유일하게 면회를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오태식이 죽인 남자의 어머니 양덕자 이다. 양덕자의 용서에 오태식은 깊이 반성하고 개과천선하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자나 출소를 하고 오태식은 양덕자가 운영하는 해바라기 식당으로 찾아간다. 해바라기 식당은 태식에게 본인을 용서해준 어머니와 동생 희주가 있는 새로운 보금자리이자 지켜야할 전부가 된다. 하지만 태식이 없는 동안 시의원 조판수와 태식의 건달친구인 양기, 창주는 마을을 접수했다. 태식의 출소로 마을에는 긴장감에 휩싸인다. 한편 조판수는 건달들을 활용해서 마을 일대를 재개발하려고 하지만, 협조해 주지 않는 해바라기 식당을 처리하기 위해 나선다. 지역 건달들을 보내 해바라기 식당을 부수고 태식을 돌보는 덕자, 희주에게도 위협을 가한다. 또한 태식이 일하는 카센터를 습격해 태식을 집단 폭행하고 사장의 팔까지 부러뜨린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희주에게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벽돌로 얼굴을 가격하고 달아나고, 희주는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게 된다. 태식은 덕자와 희주를 지키기 위해 조판수를 찾아가 마을을 떠나 조용히 살겠다고 말하고, 한쪽 팔 힘줄을 끊어가며 다시는 마을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양기는 태식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해바라기 식당에 찾아가 덕자를 살해한 후 서류에 강제로 지장을 찍고 돌아온다. 이에 태식은 술을 마시고 조판수를 찾아 나이트 클럽 오라클에 찾아간다. 모든 것을 잃은 오태식은 나이트 클럽 오라클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후 무자비한 응징을 시작한다. 한쪽 팔을 쓸 수 없는 태식에게 호기롭게 덤벼든 상철(희주를 다치게 한 괴한)은 태식에게 간단하게 처리된다. 조판수의 부하들이 태식에게 계속해서 달려들지만 분노에 눈이 뒤집힌 태식에겐 소용없었다. 해바라기 식당 아주머니를 살해한 양기가 태식을 칼로 찌르지만, 양기가 해바라기 아주머니를 목졸라 살해한 것과 똑같이 양기를 목졸라 살해한다. 도망가려던 조판수는 막다른 길에 몰리자 단념하고, 태식을 사전에 처리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쓰레기는 쓰레기야" 라고 말한 뒤 태식에게 맞아 죽는다.
오태식과 등장인물의 명대사가 살린 영화
해바라기에 대한 국내 평론가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스토리텔링에서 개연성이 결여된 부분이 종종 보이며, 카메라 예술의 독창적인 면모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에게는 개봉 후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되고 있는 영화이다. 주인공 오태식과 주변 등장인물의 명대사를 잊을 수는 없다. 태식이가 모든걸 잃고 나이트클럽으로 찾아갔을 때,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세상 이치래드라", "병진이형 형은 나가 죽기 싫으면" 등 오태식의 명대사로 영화 후반부가 꽉 차있다. 이외에도 주변 등장인물들의 대사도 계속해서 회자된다. 조판수의 마지막 대사인 "쓰레기는 쓰레기야" , 희주를 기습한 상철의 "이건 기회야, 형님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거야", 병진이 형의 "고맙다 태식아" 등이 생각난다. 줄거리가 다소 단순하고 뻔한 전개일 수 있지만, 모든것을 잃고 다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오태식의 모습에서 감사, 사랑, 용서 등 순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해바라기 식당 아주머니의 죽음과 희주의 부상, 태식의 복수로 영화가 마무리 되면서, 태식이 다짐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졌음에 안타까움이 커진다. 개봉 당시 관객수 150만명에 그쳤지만, 영화 후반부 원초적인 복수의 완성이 주는 카타르시스와 등장인물의 명대사로 계속해서 기억하게 되는 영화이다.
댓글